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문학사상
역자: 김진준
발간일: 2005년 12월 19일
최근 나에게 취미활동을 허용하면서 여러 지식 관련 유튜브를 보고 있다. 그중에서 여러 나라들의 역사와 관련된 영상들을 흥미롭게 보는 중인데 총, 균, 쇠라는 책이 가끔 언급되곤 했다. 그래서 나중에 읽어야지 생각만 해두다가 이번에 새로운 웹소설 작품을 집필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인류사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원하게 되었다.
문명, 군사, 정치, 외교, 경제, 전쟁, 기술, 진화, 역사, 흥망성쇠.
다양한 키워드가 집약된 책인 만큼 다양한 학문적 지식이 녹아들어 있다. 그 범위는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화학부터 시작해 공학, 정치, 지리, 군사 병법까지 매우 넓다. 그것을 전세계를 대상으로, 각 사건 사례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책이 이토록 두꺼운 것도 이해가 된다. 저자는 많은 공부를 하고 여러 문화권의 사람과 지식인들을 만나왔다.
그래서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핵심이 무엇이냐 한다면, 나는 그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와 그 역사 속에 담긴 온갖 사건 및 인과관계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 중 일부는 또 오늘날까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도 많다. 그중 대부분은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 그리고 가속 질량 분석법과 이어지는 보정연대에 따라 새로운 발견에 의해 최고연대가 바뀌는 사례들이다. 탄소 14와 탄소 12의 질량비를 분석하여 탄소연대를 측정하고 그것으로 해당 유물&화석의 연대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방식에도 정확한 것과 부정확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후관계&인과관계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들도 많았다. 그만큼 오래된 과거일수록 유물&화석의 훼손이 많이 되었고 문자로 된 기록도 찾기 어려워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주의깊게 봤던 부분은 문명의 흥망성쇠다.
어째서 문명이 세워졌는가. 어째서 어떤 문명은 침략을 당하고 어떤 문명은 정복을 했는가. 그들 사이에 어떤 기술적, 지리적, 정치구조적, 생물학적 차이가 있었다는 걸까. 이 책을 읽기 전이라도 그 이유는 대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깊은 설명을 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수렵채집민이 정주하는 농경민에게 정복을 당한 이유는 식량 생산, 잉여 식량의 저장, 전업식 전문가의 양성, 산아주기 등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근본이 되는 '식량'이라는 것이 지역마다 어떻게 차이가 났고 어째서 각 집단이 수렵채집민과 농경민으로 분화하였는지 전후관계는 설명할 수 없었다. (사실 분화한 게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였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바로 그런 전후관계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각 지역마다 달랐던 생물종의 다양성, 지역의 기후가 주는 환경적 특성이 나비효과처럼 연쇄되어 문명의 흥망성쇠에 직결되는 요인이 되었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근본의 근본인 '식량'을 가장 집중해서 읽고 또 읽었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복합적인 요인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식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무의식 중에 결론을 내리고 있어서 그 식량이라는 키워드만큼은 확실하게 이해하고자 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환경(기후, 발원 시기)과 생물종의 다양성이 근간이고 그 다음에 식량이 있으며 그 다음에 집단의 식량생산 방식이 있고 그 다음에 정치가 있다는 순서로 이해하게 되었다.
총, 균, 쇠.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다 알고 있었다. 나는 바이러스, 단백질, 분자생물학, 진화생물학의 사례들을 유심히 찾아봤던 경험이 있다. 염초, 질산칼륨, 니트로글리세린, 다이너마이트, 플린트락, 전장식, 후장식, 거함거포주의, 미사일 만능주의, 야금술, 흑요석, 청동, 철, 강철, 알루미늄, 플라스틱. 이 제멋대로 키워드의 나열을 아는 사람은 곧바로 각 키워드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하나씩 알아볼 것이다. 그만큼 나는 총, 균, 쇠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그것들의 전후관계와 인과관계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지식들 사이에 '역사'라는 연속적인 사례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나에게는 각 지식과 지식 사이의 연결점이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위해 지불한 금액과 투자한 시간에 비해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매우, 매우 높다. 향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일에 있어 더 자신감이 생겼고 오늘날 현대의 국가들 사이에서 양극적으로 벌어진 격차의 배경 또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책 한 권으로 기존 목표와 보너스 목표까지 이뤄서 두 배의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오랜 세월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책다웠다.
인류사의 탐구와 이해에 목마른 사람에게는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나는 식량을 가장 집중해서 읽었고 진화와 정복은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이 한 권에 집약된 학문 분야가 매우 넓기 때문에 누구든지 가장 흥미롭고 필요한 부분을 읽으며 간접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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